안녕하세요 해방일지입니다.
오늘 리뷰해드릴 영화는 군필자라면 누구나 PTSD 오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입니다. 수직적 군대문화와 내무반 분위기를 현실적으로 잘 반영한 영화로 군필자들이 가장하는 영화입니다. 얼마 전 군대 동기들과 예비군 졸업파티를 즐기면서 다 같이 봤는데 오랜만에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말년병장의 내리 갈굼과 이등병의 서러움을 다시 느껴보실 분, 대한민국 육군의 향수를 진하게 그리워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입니다.
1. 영화 개요
얼마 전 넷플릭스 시리즈 <DP>와 <신병>이라는 웹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군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성인 남성들에게 PTSD를 가져다준 영화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원조격인 영화로 하정우 주연, 2005년 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핫한 <수리남>과 <범죄와의 전쟁>, <군도> 등 흥행 보증수표 윤종빈 감독의 중앙대 졸업작품으로 출품하였습니다. 감독이 직접 극 중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명문대생 이승영의 맞후임인 허지훈 역할을 맡았고, 극의 웃음포인트를 이끌어 갔습니다. 윤종빈 감독은 최초 국방부 홍보 영화인 것처럼 시나리오를 거짓 제출하여 촬영허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영화가 개봉되고 본 영화를 보게 된 국방부 관계자들은 군의 명예를 실추하였다는 이유로 소송 전까지 번질 뻔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당시 부조리를 적나라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2. 영화 줄거리
연세대학교 출신 이승영은 군에 갓 입대한 신병입니다. 그런 그에게 다가오는 말년 병장 수동은 틈만 나면 막내 괴롭히기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꼿꼿하고 융통성 없는 승영의 모습에 장난은 더욱 심해져 갔고, 때마침 내무반 실세 유태정병장의 신병호출로 위기를 넘어갑니다. 그렇게 유태정 병장과의 첫 만남, 알고 보니 태정은 승영의 중학교 동창이었고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며 처음엔 힘들겠지만 선임들 비위를 맞추고 성실히 복무하다 보면 금방 적을 할 것이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주는 태정입니다. 하지만 승영은 군의 불합리함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자신이 선임이 되면 문화를 바꿔나가겠다며 대한민국 군 문화와 반대되는 행동들을 일삼습니다. 그렇게 선임들과의 사이는 점점 어긋나고 있지만 태정의 보호아래 큰 사고로 번지지 않고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승영에게도 맞후임 지훈이 생기게 됩니다. 자신이 당했던 설움을 지훈에게는 전해주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무조건적으로 잘해주는 승영입니다. 그러던 중 말년병장 수동은 아니나 다를까 지훈에게 짓궂은 장난을 쳤고, 이를 참지 못한 승영은 대들게 됐습니다. 태정 또한 계급이 전부인 군대였지만 아픈 손가락인 승영을 지키기 위해 수동에게 하극상을 저질렀습니다. 일은 다행히 수습되었지만 승영이 태정과 중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보호받고 있다는 소문이 선임들 사이에 돌게 됩니다.
그런 승영에게 태정은 다시 한번 주의를 주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군생활을 수행해나갑니다. 어느날 태정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뺏어 내무반 안에서 큰소리로 읽는 병장 수동에 분을 못이긴 승영이 다시한번 하극상을 하게 되고, 이번에는 참지 못한 태정이 부대원들을 소집시켜 얼차려를 주게 됩니다.
태정은 진심으로 자신이 전역한 후의 승영이 걱정된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승영은 괜찮다면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태정은 전역을 하였고, 짬이 차면 군문화를 바꾸겠다는 승영의 의지와는 달리 지훈과 승영은 매일매일 선임들의 부조리와 갈굼에 고통받습니다.
3. 감상평 및 명대사
자존감 바닥 인생 최악의 시기인 이등병부터, 일 배우는 일병, 리더십을 기르는 상병, 분대장 ,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 조언하는 병장까지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여러 계급과 역할을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됩니다.
분명 사회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부조리로 인해 상처받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 또한 선임들의 지나친 장난과 부조리로 힘들었었던 경험이 있었으나, 전역하고서는 그런 문화와 선임들 덕에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며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승영의 바람대로 선진 병영이라는 기조와 함께 부조리가 많이 개선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PTSD 오는 명대사를 끝으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리뷰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 그냥 처음엔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 처음 전입온 신병 승영에게 에이스 태정이 건네는 군생활 조언입니다. 심플하고 군생활의 모든 것이기도 한 저 한 문장이 그 당시는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습니다.
" 지금 군대에서 이렇게 어리바리하지만 밖에선 잘 나갔습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후임의 귀여운 허세, 네 잘 새겨듣겠습니다 후임님.
"내가 선임 되면 모든 걸 바꿀 거야" 모든 이등병들이 처음 부조리를 겪고 드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왜 군대는 몇십 년간 변하지 않은 건지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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